쿠바 레슬링 전설 로페스, 올림픽 최초 단일 종목 5연패…“매트에 꿈 남기고 떠난다”



미하인 로페스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결승에서 승리한 뒤 레슬링화를 벗어 머리 위로 들어보이고 있다.

쿠바의 레슬링 영웅 미하인 로페스(41)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단일 종목 5연패를 달성했다. 로페스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역사를 쓰며 은퇴 경기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로페스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결승에서 칠레의 야스마니 아코스타(36)를 6대 0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로페스는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로페스는 2008 베이징 대회를 시작으로 5회 연속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올림픽에서 치른 23경기 가운데 첫 출전이었던 2004년 아테네 대회 8강전을 제외하고 모두 승리한 것이다. 올림픽 전 종목을 통틀어 개인이 단일 종목에서 5연패를 달성한 건 로페스가 유일하다. 육상 멀리뛰기의 칼 루이스와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 케이티 러데키, 육상 원반던지기의 앨 오터 등 로페스와 함께 전설로 불렸던 선수들도 4연패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를 마친 로페스는 무릎을 꿇고 매트에 입을 맞췄다. 이어 레슬링화를 벗어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가 매트 한가운데에 내려놓았다. 20여년간 최정상에 서있었던 로페스의 마지막 세리머니다. 로페스는 젊은 선수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앞서 지난 도쿄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결심했었지만 한 번 더 역사를 쓰겠다며 현역에 복귀했었다. 영웅의 마지막 올림픽 우승을 지켜본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로페스는 경기 후 “조금 슬프다”며 “마치 인생의 일부를 그곳에 두고 온 것 같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무기’를 반납한 그는 “어린 나이부터 한 레슬링은 나를 전 세계에 알렸다. 난 매트 위에 꿈을 남기고 내려왔고 그 꿈은 모든 젊은이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며 “다음 세대가 무언가를 열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올림픽 경기에서 로페스와 맞붙은 아코스타는 그와 오랜 기간 함께한 훈련 파트너였다. 로페스의 라이벌이자 친구인 아코스타는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상대가 로페스였기에 금메달을 따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며 “올해 올림픽 선발전도 함께 준비했는데 내게 많은 조언을 했던 형제 같은 존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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